숫자 65는 6500만 년 전의 지구를 나타내는 숫자다.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이 SF이면서 백악기 공룡 시대에 쫓기는 상황을 그렸다.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스릴러 느낌을 고이 간직한 영화다.
SF와 백악기
우주 멀리 소마리스 행성에 거주하는 밀스 이야기. 아픈 딸 네빈의 치료비를 위해 2년 간 탐사임무를 떠난다. 외계인도 돈을 구하고자 노동을 한다는 건, 지구인과 우주인을 구분할 수 없게 한다. 크고 작은 운석으로 인해 비행기는 파괴되고 6500만 년 전 지구에 불시착하게 된다. 백악기 말기의 지구라서 공룡이 있던 시기다. 공룡이 있어서 만만치 않다. 우주선은 늪에 빠진 상황. 이건 스타워즈 에피소드 5편에서 늪에 불시착한 루크 스카이워커를 떠올리게 한다. 루크는 제다이 기술이라도 있지만, 이들은 원시 시대에 도착한 일반인의 육체에 가까운 우주인이었다. 갑자기 동면 캡슐에서 신호가 잡힌다. 신호를 따라간 밀스는 어린 소녀를 구출하고 우주선으로 데려온다. 밀스는 딸 같은 소녀를 살리기 위해 탈출선 위치를 파악한다. 하지만 탈출선까지의 거리는 머나먼 15km. 곳곳에 숨어있는 공룡들을 해치우며 접근해야 한다. 밀스는 탈출한 소녀 코아를 데리고 탈출선으로 가야 간다. 도중에 늪에 빠진 공룡을 구출하면서 본격적인 주라기 공원 같은 모험이 시작된다. 이럴 때는 스릴러 같다. 그런데 초반부터 미끄러지고 쓰러진다. 밀스는 나무에서 미끄러지고 이때 하필 공룡이 나타난다. 크고 작은 공룡들이 습격이 시작된다. 공룡을 피해 동굴로 숨어든다. 하지만 동굴에도 공룡이 있었던 것. 고생 끝에 탈출하지만 이번에 운석과 지구가 충돌에 직면한다. 코아 비명 소리를 듣고 찾아가던 밀스는 늪에 빠진다. 자꾸 빠지고 미끄러지고 오히려 어린 소녀에게 도움을 받는다. 늪에 빠져버린 밀스를 오히려 코아가 나뭇가지를 내려줘서 구한다. 탈출선을 찾아가고 조난 신호를 보낸다. 구조선을 보내달라고 한다. 하지만 탈출할 우주선은 운석에 정통으로 맞아 추락한다. 하필 그 넓은 지구에서 조그마한 탈출선을 맞추는지 갸우뚱하긴 했다. 게다가 티사노사우루스가 공격한다. 밀스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이번엔 소녀가 딸 네빈의 동영상을 보내 밀스에게 힘을 준다. 티라노사우루스에게 마지막 총알까지 퍼붓지만 이 거대한 공룡은 살아 있었다. 닐스는 공룡의 날카로운 발톱을 피해 절뚝거리며 도망친다. 코아가 나타나 날카로운 창으로 공격해서 공룡을 쓰러트린다. 그리고 탈출선은 스스로 복구되고 이 오래전 지구를 탈출한다. 성공하고 안심한다.
애덤 드라이버 주연의 6500만 년 전
연출은 스콧 벡과 브라이언 우즈가 맡았다. 밀스(애덤 드라이버), 코아(아리아나 그린블랫)이 주연을 맡았다. 애덤 드라이버는 스타워즈에서 사악한 다크 나이트의 소울에 지배당하는 제다이를 연기하는 젊은 친구 같았는데, 벌써 아빠 역할을 맡다니 벌써 세월이 10년이 흐른 거다. 이 영화는 SF와 공룡이 결합되긴 했지만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공룡물로 분류하는 것이 좋겠다. 첨단 무기 치고는 수류탄 닮은 호두 만한 금속 탄과 전기 총이 있는데, sf 치고는 첨단 느낌의 무기가 등장하진 않는다. 공룡이 나오면 스릴러로서 최소 70점 이상의 역할은 하는 것 같다. 쥐라기 공원에서 그렇듯 공룡이 나타나면 무조건 도망치는 것이 급선무였다. 거대한 공룡은 웬만한 총알에는 끄떡하지 않는다. 밀스는 우주인으로써 계속 총을 쏘아 올리지만, 첨단 무기인 전자총도 결국 에너지가 달하면 총알을 뿜어내지 못한다. 나무에서 떨어진 밀스가 팔이 부러졌는데, 공룡에게 공격당하는 그 순간, 자신의 뼈를 맞춰서 공룡들을 사격으로 제압하는 건, 실소가 터져 나왔다. 너무 빨리 부상을 입는다는 설정에서 익숙히 봐왔던 거라 짜증이 났는데, 마치 무림 고수처럼 자신의 뼈를 맞추고 거대한 공룡들과 상대하는 건 좀 과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탈출선도 운석에 의해 파괴되었는데, 스스로 복구하는 장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우주선이 첨단 기술을 갔고 있다면 이해할 순 있지만, 어차피 외계인이란 설정이기 때문에 뭐든 다 할 수 있긴 하다.
쥐라기 시대
지구에서 탈출하는 것도 어렵지만, 위험한 공룡들을 마주쳤을 때 생존 확률은 극히 낮다. 하지만 영화 사상 공룡이 나오는 영화들은 최소 평타는 친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탈 때 멀미 날 것 같은 청룡 열차를 탄 것처럼 관객들을 놀라게 해 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불시착한 행성이 알고 보니 지구라는 설정은 사실 오래전 흑성탈출 영황서 반전으로 써먹은 이후, 너무 자주 지구가 이름 모를 행성으로 등장하곤 한다. 이제는 좀 황량한 행성이 지구라는 설정은 그만 좀 했으면 싶다. 낯선 외계 행성에 대한 묘사를 관객들은 보고 싶은데, 꼭 지구의 과거 아니면 미래이니까, 다들 예상이 쉽게 되나 보다. 갑자기 흑성탈출이란 영화가 당긴다. 오래전 영화이긴 하지만 원숭이가 지구를 지배한다는 설정은 꽤 신선하고 인간이 지략 대결에서 원숭이한테 패배할 때는 묘한 쾌감이 생기곤 했다. 그리고 육체적으로 인간 보다 원숭이가 팔이 길어서 싸움에도 더 유리하지 않은가. 혹성탈출 1968년 작부터 찬찬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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